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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혁 “포커페이스는 무표정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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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혁의 이야기는 1990년대 한 당구장에서 시작됐다. 속칭 ‘셧다’라는 도박이 한창이었다. 화장실에 간 당구장 주인 대신 자리를 채우고 앉았던 한 중학생. 남다른 실력을 뽐냈던 그는 프로 겜블러가 됐다. 군 제대 후 일본, 유럽, 미국, 동남아 등지를 떠돌며 활동했다. 2004년엔 영국 세계포커대회에서 우승했고, 2007년 귀국해 SBS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카드를 이용한 심리 게임으로 강호동을 압도했다. 만화 『포커페이스』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천재 포커 이태혁 52장의 심리 게임』, 『세계 최강의 승부사 이태혁의 주식투자는 두뇌게임이다』, 『이태혁 ON 텍사스 홀덤』, 『상대의 겉과 속을 꿰뚫어보는 사람을 읽는 기술』, 『사람의 마음이 읽힌다』등이 있다.

최근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을 낸 그는 자신을 간결하게 소개했다.

“이제 도박 세계는 떠났어요. 대신 수많은 게임 경험을 바탕으로 심리 분석과 주식 투자에 대한 책을 씁니다. 증권방송 MC도 맡고,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있죠. 책도 일곱 권째예요”

그는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않을 것이란 오해를 종종 받는다고 했다. 책을 내는 이유는 ‘돈’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번 책은 저자 자신도 만족도를 표했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와 관련한 사례를 묶은 형식이다. 게임이나 포커와 연관된 기존의 저서를 생각했다면 조금 색다르다. 원래 책 제목은 ‘주도권의 신’이었다. 주도권을 쥐는 자가 진정한 승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내용이다.

책과 작가에 대한 소개는 5분 내로 간단하게 끝났다.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느낌으로 자신의 책을 봐달라고 당부했다. 바로 독자와의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그는 이번만큼은 독자들의 질문에 응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질의응답을 하면서도 말투와 행동으로 질문하는 독자가 처한 상황을 파악하기도 했다.




표정을 감정에 상관없이 이성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은?

그런 방법은 없어요. (웃음) 사람들은 ‘포커페이스’에 대해 착각하고 있죠. 그건 무표정한 걸 말하는 게 아니에요. 자연스럽고 가장 자신다운 얼굴이 맞는 해석입니다. 본질을 바꾸면서까지 시무룩해지는 건 포커페이스가 아니에요. 신경 조직처럼 사람 심리에도 반사작용이 있어요. 그걸 참을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평소 자신의 모습을 잘 알아야 해요. 너무 숨기려고만 하지 말고 드러내 보세요. 화도 내고,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요.

본인의 마음을 읽혀서 졌다고 생각한 적 있는지?

당연합니다. 좋아하는 이성을 만나면 그런 경우가 있죠. 평상시에도 감정을 마구 숨기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내 정보가 노출이 덜 된 만큼 유리한 건 사실이에요.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필요 이상 말이 많아지면 안 돼요. 대인관계나 연애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특징이죠. 말이 많아지면 어쩔 수 없이 감정이 섞여서 드러납니다.

일상에서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건 어떤 느낌인가?

꿰뚫어 보진 않아요. 저도 모르게 의식을 하긴 하죠. 자연히 뇌를 많이 쓰다 보니 스트레스가 늘어나요. 사람은 본능에 따라 단순하게 생각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많이 아는 것과 조금 모르고 사는 것 중에 무엇이 더 행복에 가까울까요? 저에겐 참으로 딜레마입니다.

어떻게 하면 상대의 심리를 꿰뚫어볼 수 있는지?

많은 경험이 답입니다. 20년 정도 하면 노련해져요. 무언가를 겪으면서 새로 배운다고 생각하면 더 빨리 나아갈 수 있어요. 자신만의 것을 만드는 게 중요하죠. 때로는 지는 법도 알아야 하고요. 정답은 자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심리는 파악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단지 상대의 행동에서 단서를 찾는 것뿐입니다. 단서가 없는 행동은 존재하지 않죠. 거짓말 잘하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단어는 ‘그냥’입니다. 어떤 것이든 세상엔 이유와 근거가 따르기 마련이죠.

상대의 표정, 말투, 행동을 잘 살피세요. 많은 경험의 데이터를 토대로 역으로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겉모습이 아닌 진짜 모습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혈액형 별 성격 유형은 도쿄에서 만들어졌어요. 인구밀도가 엄청난 곳이죠. 재빨리 누군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만들어낸 겁니다. 현대 사회가 그렇게 바빠요. 우리는 그 사람을 알 때까지 지켜볼 시간이 없죠. 상대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진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커집니다. 자신의 본 모습과 태도를 잃지 말아야 해요.

현재의 직업이 도박하던 예전의 짜릿함을 채워주는지?

지금도 마카오에 가긴 합니다. 행위가 직업이 되면 짜릿함이 사라져요. 도박은 통계, 심리, 대인관계가 섞인 어려운 분야죠. 물론 그걸 알기 전에는 짜릿했어요. 깊은 곳까지 들어가니 그 느낌이 사라지더군요. 굉장히 오래된 일이에요. 지금 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잔잔한 보람 속에서 짜릿함을 느끼고 있어요. 예전과 같이 폭발적인 한방은 아니지만요. 짜릿함만 찾다 보면 결국 그걸로 끝나게 됩니다.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길게 봐야 해요.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은 직접 경험에서 나온 말인가?

그렇습니다. 모든 책을 경험을 토대로 씁니다.

삶의 모토나 존경하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게 삶 아닐까요? 아직은 그 과정에 있습니다. 세상에 단번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없겠죠. 그 과정을 통해 쌓아가려고 합니다.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 분이 있었다면 조금 더 많은 걸 배웠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에는 그런 환경이 되지 않았죠. 최근 소설가 김진명 씨에게 관심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이태혁은 권력이나 재산으로 상대와 승부수를 걸지 말라고 전했다. 승리의 여신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의 힘을 역으로 이용하는 능력의 손을 들어준다.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의 답은 그렇게 주도권을 잡는 자에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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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이태혁 저 | 위즈덤하우스
저자에 따르면 아무리 심리전에 능숙하고,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본다 해도 모든 사람이 내 편이 될 수는 없다. 이에 이 책에서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내 편이 될 수 있는 사람을 골라내는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과 관계를 원만히 맺으려 하지 말고, 원만한 관계가 될 수 있는 사람을 구분해서 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효율적인 인간관계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37가지 방법을 각각의 상황과 상대에 따라 실전에 응용하다 보면 관계와 이득을 모두 얻는 진정한 승자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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