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잔인한 속성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주인공 현욱(비)과 세나(크리스탈)를 둘러싼 설정은 구태의연하다. 타고나길 좋은 집안에서 훌륭한 외모까지 겸비한 현욱은 작곡자로서의 재능을 뽐내며 명성을 더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일과 관련한 사소한 오해로 사랑하는 여자와 다투던 도중 그녀를 교통사고로 잃게 된다. 자책감에 시달리던 현욱은 자포자기한 상태로 모든 것과...
View Article마르케에서 보낸 나날
부드러운 곡선의 초록색 구릉과 붉은 지붕의 집들, 짙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마르케의 풍경.당신이 모르던 이탈리아,우리가 진정으로 즐겨야 할 이탈리아로마로 향하는 알이탈리아항공 기내에서 문득 20여년 전의 어느 여행을 떠올렸다. 그때 나는 김포발 베이징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었고, 창밖으로는 솜털 같은 구름이 날개 아래로 펼쳐졌다. 중국 베이징을 거쳐...
View Article오연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묻는다면”
2012년 대선이 끝난 직후,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50대 초반인 지금, 남은 인생의 후반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뿐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인 학생들의 공부 시간과 어른들의 노동 강도. 덕분에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 대국 20위 안에 들었지만 “나 행복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드는...
View Article윤도현 “김광석 형처럼 혼자 공연하는 게 소원이었다”
‘노래하는 윤도현’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 기록지난 9월 16일, 가수 윤도현이 5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 『노래하는 윤도현』의 발매일에 맞춰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장소는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예스24 무브홀’. 방송인 김제동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그는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은 ‘밴드 YB’의 기타리스트 허준과 함께였다. 록밴드의 보컬리스트가...
View Article당신을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로 모십니다
2013년 국내 초연을 통해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은 뮤지컬 <구텐버그>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뮤지컬 <구텐버그>는 브로드웨이 진출을 꿈꾸는 ‘버드’와 ‘더그’가 자신들이 직접 쓴 뮤지컬을 제작자들 앞에서 선보이는 공연이다. 공연을 제작할 돈도 프로듀서도 없는 이들이 직접 배우가 되어 자신들의 뮤지컬을 소개한다는 줄거리에 맞게,...
View Article지금 라디오를 켜봐요 Vol.2
라디오는 음악을 만나게 하고 음악은 라디오를 만나게 한다. 귀에 자기 존재를 맡기는 둘이기에 음악과 라디오는 뗄 수 없는 사이로 긴 시간을 함께 해왔다. 음악 애호가를 자처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조그마한 수신기를 달고 살았고 라디오 팬이라 자기를 칭하는 이들의 대다수가 전파를 통해 들었던 음반을 끼고 살았다. 그 각별한 관계 덕분일까. 비디오는 아직도 라디오...
View Article소녀시대 태티서, Holler로 컴백
소녀시대 태티서< The 2nd Mini Album `Holler` >에프엑스의 연장선에 가 꽂혀버린 레드 벨벳이나 엑소라는 행성에 불시착해버린 슈퍼주니어를 보면서 SM의 은근한 실책을 체감했다. 이들이 나름대로 자사의 음악을 일정한 기준에 맞추어 블록화 하는 것은 아닌지 새삼 궁금할 정도였다. 획일화나 패턴화라는 비난에서 빠질 무렵 이 기획사는 영리한...
View Article싱어송라이터 뱅크스의 오묘한 매력
뱅크스(Banks)< Goddess >캘리포니아 출신 뮤지션들의 음악은 대부분 밝다. 조사를 통해 표본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서프 음악, 스카 펑크, 스케이트 펑크 등 밝고 템포가 빠른 스타일들이 그쪽에서 큰 가지를 뻗었다. 히스패닉이 많이 거주하는 탓에 라틴음악도 큰 무리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신인 여성 싱어송라이터 뱅크스(BANKS)의 음악은...
View Article크라잉넛 &노브레인 합작 앨범
크라잉 넛 X 노 브레인 <96>여전히 1990년대 한국 펑크록의 추종자를 자처하고 있는 당신에게는 충분히 흥미로울 작품이다. 이번 스플릿 앨범의 두 주인공은 크라잉 넛과 노브레인. 숱하게 클럽 드럭의 링 위에 올랐던 두 파이터가 한 음반에 모였다. 그러고 보니 그 모양이 여러 스타를 탄생시켰던 드럭 레코드의 컴필레이션 '아워 네이션' 시리즈와도...
View Article신학자 현경과 과학자 최재천이 만나다
지난 9월 18일 목요일 저녁, 공덕동에 위치한 한겨레 신문사에서 현경, 최재천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책 이야기’ 행사가 열렸다. 신학자이자 여성, 환경, 평화 운동가인 현경은 나 자신,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연약함의 힘’을 화두로 내건 에세이 『연약함의 힘』을 최근 출간했다. 이번 북토크는 생명과 여성을 주제로, 신학자인 현경과 과학자인...
View Article우리는 팔레스타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2014년 7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팔레스타인 문제’가 다시 한번 화두에 올랐다.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30년간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던 시인 무리드 바르구티의 1977년 작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게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경향신문 국제부에서 활동중인 구정은 기자는...
View Article맘 속에 피어나는 작은 불씨 -
교통사고로 입원하여 지난 회는 쉬었습니다. 기다리신 분께 사과의 말씀드리며, 현재는 퇴원하여 회복중이니 염려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생각하는 예술의 3대 조건은 분위기와 분위기와 분위기다. 허구한 날 칼럼에는 헛소리를, 단편 소설에는 막장 서사를, 장편 소설에는 허풍만 써대는 양반이 무슨 분위기 타령이냐고 한다면, 그 역시 분위기다. 모든 예술에는...
View Article배상민 “난 아름다운 쓰레기를 만드는 디자이너였다”
『나는 3D다』의 저자인 배상민은 분명 성공한 디자이너다. 27세에 동양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파슨스디자인스쿨의 교수가 되었고, 세계 최고의 디자인 회사인 스마트디자인과 데스키에서 근무했으며, 코카콜라와 존슨앤존스, 코닥, 3M과 같은 유명 기업들과 함께 작업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달콤한 명예와 화려한 생활로 디자이너의 성공을 말할 수 있다면, 그는...
View Article풍소봉 “탕웨이는 나의 여신”
2014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작 선정, 토론토 국제영화제 마스터스 섹션 공식 초청, 부산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공식 초청까지,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황금시대>에 탕웨이가 연기한 천재 여류작가 샤오홍 뿐 아니라, 루쉰, 샤오쥔 등 중국의 유명 작가들이 등장해 호기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황금시대>는...
View ArticlePsycho, 알고 보면 나빌레라
사실은 전문용어인데 일상에서 장난스럽게 또는 상대방을 비난하기 위해 쓰는 단어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psycho’다. Psycho는 1925년 무렵까지 psychologist, 그러니까 심리학자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이 용어가 오늘날 사용하는 psychopath라는 개념으로 쓰이게 된 것은 1940년대부터였다. Psychopath라는 말이...
View Article이 경찰소설이 대단하다
일본에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라는 책이 매년 나온다. 1988년부터 시작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는 매년 일본과 해외 미스터리 베스트를 선정하고 해설과 기획 기사를 덧붙인다. 일본에서 어떤 미스터리, 스릴러 등이 출간되고 인기가 좋은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가이드북이다. 오리지널이 인기가 좋으니 ‘이 만화가 대단하다’, ‘이 아니메가 대단하다’, ‘이...
View Article시코츠코, 밤의 기억
뒤척이던 밤을 지나범상치 않은 먹구름이 가득 고여 있었다. 오랜만의 여행이었다. 숙박과 렌터카는 이미 예약한 상태였다. 불안한 마음에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을 무렵,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렸다. 설정했던 소리와 달리 무척 다급하고 시끄러웠다. 전화는 삼십 분 간격으로 울어댔다. 고막이 아플 지경에 이르렀을 때야, 화면에 찍힌 외국어를 다 뜨지도 못한 눈으로...
View Article당신의 '心情에 불저러 버' 라는 시집을 권한다
사랑은 어느 날 수리된다 안현미 저 | 창비 『이별의 재구성』(창비 2009)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어둠속의 불우한 현실을 감싸안으며 시와 삶을 아우르는 진지한 성찰의 세계를 보여준다. 감각적인 언어유희가 도드라지는 가운데 삶과 사람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거름으로 하여 삶의 밀도 있는 체험이 눅진하게 녹아든 시편들이 먹먹한 감동을...
View Article‘성웅’이 아닌 ‘인간’ 이순신을 다룬 역작 -『칼의 노래』
‘성웅’이 아닌 ‘인간’ 이순신을 다룬 역작1) 책 소개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 김훈의 장편소설이다. 그간 이순신을 그려낼 때 빠지지 않았던 진부한 전쟁서사를 버리고, 아군이란 없었던 한계상황에서 무너지려는 자신을 끝없이 일으켜세워야만 했던 이순신의 고독하고 불안한 내면을 김훈 특유의 남성적인 문체로 예리하게 묘파한 수작이다.김훈은 전쟁터에서 명예롭게...
View Article사물들이 생각을 한다면?
에디터 통신▶『그것들의 생각』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그것들의 생각』을 편집한 편집자 정지은입니다. 2014년 2월 개설되어 6개월 만에 20만 이상의 좋아요 수를 기록한 화제의 페이스북 연재 ‘그것들의 생각’이 드디어 책으로 나왔습니다.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성들을 한 컷의 사물과 짧은 문장 속에 담아낸 그것들의 생각은 가슴을 콕콕 건드리는 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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